<모범택시2>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 분)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을 그린 드라마다. 이제훈 주연의 SBS 금·토 드라마 '모범택시2'는 지난 15일 최종화에서 시청률 21%(닐슨코리아, 전국)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최근 지상파 드라마들의 부진한 시청률 속에서도 '모범택시2'는 2년 전 방영한 시즌1을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 시즌제 성공이 많지 않은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자리매김했다. 시즌3 제작도 확정됐다.
모범택시2 종영후 인터뷰
이번 작품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캐릭터의 흡입력이다. 택시기사 김도기 캐릭터를 진중하고도 유쾌하게 표현한 이제훈의 연기는 드라마 흥행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그는 “시즌1에서 했던 캐릭터를 반복 재생하면 식상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더 다채롭게 보여줄 수 있을지 가장 크게 고민했다”고 했다.
죄수, 의사, 가드 등 11가지의 능청스러운 부캐(부캐릭터) 연기는 다채로움을 더했다. 드라마를 집필한 오상호 작가도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이제훈의 연기 덕분에 대본을 쓴 작가로서도 모든 부캐가 다 흥미롭고 인상적이었다”고 칭찬할 정도였다.
그에게 가장 힘들었던 부캐를 묻자 법사라고 답했다. “신을 모시는 의식을 진행하는 과정을 옆에서 실제로 보고 제 방식대로 신명 나게 표현했는데, 촬영 후 집에 돌아가서 이틀을 앓았다”면서 “작두 탈 각오까지 하고 임했는데, 체력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부캐였다”고 했다.
이제훈은 '모범택시2'를 통해 문화 콘텐트의 사회적 영향력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드라마는 해외 취업 사기, 아동 학대, 부동산 불법 브로커 등 신문 사회면을 장식한 실제 사건들을 다뤘다. 그중 사이비 종교단체, 클럽 게이트 에피소드는 사전 제작임에도 절묘하게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시점과 맞아 떨어졌다.
그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사건들은 계속해서 반복 재생되고 있다”며 “(배우로서) 제가 하는 모든 행위가 분명히 사회적인 영향력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메시지를 가볍지 만은 않은 마음으로 전하게 됐다”며 “모두가 다 같이 관심 갖고 많은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어느덧 데뷔 17년 차인 그에게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연기할 수 있는 동력을 물었다. 그러자 "인생에 남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고, 그것이 배우로서의 원동력"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집에서 드라마를 보거나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순간이 가장 소중하고 즐겁다"면서 "작품을 볼 때마다 좋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은 꿈과 열정이 생긴다"고 말했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인생 캐릭터’를 욕심 내는 그는 '모범택시' 시즌3에 대해 “정식 제안을 받진 않았지만 시즌3를 하고 싶은 기대감은 배우들 모두 갖고 있다”면서 "시즌3를 하게 된다면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차기작인 영화 ‘탈주’는 연내 개봉 예정이며, 배우 유해진과 함께하는 영화 '모럴 해저드'는 얼마 전 촬영에 들어갔다.
<출처 중앙일보 어환희 기자>
댓글